3.
도윤은 장례식장안에서 나와 담배 한개비를 물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고, 담배를 한 번 깊게 빨아들이고서 이내 연기를 내뱉었다.
그가 흡연을 하면서 장례식장을 힐긋 바라보자 장례식장은 울음소리 하나 없이 조용했다. 뭐, 당연한 거였다. 조직들끼리의 싸움에선 적어도 한 놈은 꼭 죽기 마련이였으니까. 이제 슬퍼도 그 슬픔에 터득하는 법을 익혔기에 울음소리는 장례식이 끝나고 죽은이들을 묻어주기 전까지도, 그 후에도 나오지 않을게 물보듯 뻔했다.
도윤은 금세 한 개비를 다 피우고서 조금 남아있는 담배를 땅에 떨어트려 발로 밞아 지지고서 곧게 기지개를 켰다. 그가 세상늘어지게 하품을 하고서 눈물을 머금은 눈을 손등으로 비비곤 앞을 바라보자 멀리서 빨간색의 야상패딩을 걸친 왜소한 체격의 남자가 걸어오는게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 말이다.
도윤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봤다. 남자는 꽤나 어리버리한듯 해보였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주위를 살피다가 이내 장례식장안으로 쭈뼛거리며 들어갔다.
도윤은 발걸음을 재촉해 남자를 따라 장례식장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밤하늘같이 검은 머리칼을 갖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주었다. 도윤이 남자에게 다가가 남자의 손목을 낚아챌려는 찰나 앞쪽 모퉁이에서 그루잠이 나와 남자를 웃으며 맞이했다. 덕분에 도윤은 급한대로 몸을 옆으로 숨겨 힐긋이며 그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오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아니요, 괜찮았어요. 여기, 국화 50송이."
남자는 줄 곧 품에 안고있던걸 꺼내 그루잠에게 건내주었고 그루잠은 웃으며 그걸 받아들었다. 그리고서 한손이 여유가 생기자 그는 천천히 손을 올려 남자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주고서 말했다.
"오신김에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실래요?"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약속이 있어서.."
"이런, 괜히 시간을 뺏은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눈길에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가십시오."
"감사합니다."
언뜻 언뜻 비치는 옆모습으로 남자가 웃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꽤나 하얀피부에 검은 머리카락, 웃을때 쳐지는 눈. 어딘지 모르게 계속 익숙해 도윤은 그루잠이 사라지고서 남자가 뒤돌아 자신쪽으로 오자 팔을 뻗어 남자의 팔을 끌어당기고 화장실로 데려가 칸에 들어간뒤 문을 잠궜다.
남자는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눈을 크게 뜨고 있었고, 도윤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남자를 훑어보다가 그의 푸른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어제의 기억을 천천히 떠올렸다.
'말하면, 죽어.'
온통 겁을 담고 있던 푸른 눈동자와 지금의 푸른 눈동자는 완벽하게 똑같았다. 도윤이 남자를 보며 작게 코웃음을 치자 남자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도윤은 밀치고 나가려 했다.
도윤은 순순히 비켜주었고, 남자는 문이 열리자마자 혹여나 잡힐새라 달음박질을 해 화장실에서 빠져나갔고 점점 멀어지던 발자국 소리가 이제 안들릴때즈음이 되어서야 도윤은 곧 웃음을 터트렸다.
"토끼가 호랑이굴로 제발로 들어오다니, 완전 땡 잡았잖아?"
도윤은 천천히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웃음을 숨기지 못한채로 말했다.
"나야, 도윤."
거기서 나와. 우리가 찾는 토끼 이 근방에 있으니까.
도윤은 장례식장안에서 나와 담배 한개비를 물었다. 그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였고, 담배를 한 번 깊게 빨아들이고서 이내 연기를 내뱉었다.
그가 흡연을 하면서 장례식장을 힐긋 바라보자 장례식장은 울음소리 하나 없이 조용했다. 뭐, 당연한 거였다. 조직들끼리의 싸움에선 적어도 한 놈은 꼭 죽기 마련이였으니까. 이제 슬퍼도 그 슬픔에 터득하는 법을 익혔기에 울음소리는 장례식이 끝나고 죽은이들을 묻어주기 전까지도, 그 후에도 나오지 않을게 물보듯 뻔했다.
도윤은 금세 한 개비를 다 피우고서 조금 남아있는 담배를 땅에 떨어트려 발로 밞아 지지고서 곧게 기지개를 켰다. 그가 세상늘어지게 하품을 하고서 눈물을 머금은 눈을 손등으로 비비곤 앞을 바라보자 멀리서 빨간색의 야상패딩을 걸친 왜소한 체격의 남자가 걸어오는게 눈에 들어왔다.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 말이다.
도윤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가 어디로 향하는지 지켜봤다. 남자는 꽤나 어리버리한듯 해보였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주위를 살피다가 이내 장례식장안으로 쭈뼛거리며 들어갔다.
도윤은 발걸음을 재촉해 남자를 따라 장례식장안으로 들어갔다. 남자는 밤하늘같이 검은 머리칼을 갖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주었다. 도윤이 남자에게 다가가 남자의 손목을 낚아챌려는 찰나 앞쪽 모퉁이에서 그루잠이 나와 남자를 웃으며 맞이했다. 덕분에 도윤은 급한대로 몸을 옆으로 숨겨 힐긋이며 그 상황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오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아니요, 괜찮았어요. 여기, 국화 50송이."
남자는 줄 곧 품에 안고있던걸 꺼내 그루잠에게 건내주었고 그루잠은 웃으며 그걸 받아들었다. 그리고서 한손이 여유가 생기자 그는 천천히 손을 올려 남자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어주고서 말했다.
"오신김에 차라도 한 잔 하고 가실래요?"
"아니요, 괜찮아요. 제가 약속이 있어서.."
"이런, 괜히 시간을 뺏은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눈길에 넘어지지 않게 조심히 가십시오."
"감사합니다."
언뜻 언뜻 비치는 옆모습으로 남자가 웃고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꽤나 하얀피부에 검은 머리카락, 웃을때 쳐지는 눈. 어딘지 모르게 계속 익숙해 도윤은 그루잠이 사라지고서 남자가 뒤돌아 자신쪽으로 오자 팔을 뻗어 남자의 팔을 끌어당기고 화장실로 데려가 칸에 들어간뒤 문을 잠궜다.
남자는 이게 무슨일인가 싶어 눈을 크게 뜨고 있었고, 도윤은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취하며 남자를 훑어보다가 그의 푸른눈동자와 눈이 마주치자 어제의 기억을 천천히 떠올렸다.
'말하면, 죽어.'
온통 겁을 담고 있던 푸른 눈동자와 지금의 푸른 눈동자는 완벽하게 똑같았다. 도윤이 남자를 보며 작게 코웃음을 치자 남자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도윤은 밀치고 나가려 했다.
도윤은 순순히 비켜주었고, 남자는 문이 열리자마자 혹여나 잡힐새라 달음박질을 해 화장실에서 빠져나갔고 점점 멀어지던 발자국 소리가 이제 안들릴때즈음이 되어서야 도윤은 곧 웃음을 터트렸다.
"토끼가 호랑이굴로 제발로 들어오다니, 완전 땡 잡았잖아?"
도윤은 천천히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더니 웃음을 숨기지 못한채로 말했다.
"나야, 도윤."
거기서 나와. 우리가 찾는 토끼 이 근방에 있으니까.